부동산 정보 앱 하면 보통 직방이나 다방 등을 떠올린다. 그런데 최근 무서운 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앱이 있다. ‘호갱노노’가 그 주인공이다.
호갱노노는 이름 그대로 집을 구할 때 ‘호갱(어수룩해 바가지 씌우기 쉬운 손님)’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앱을 켜면 아파트와 오피스텔 평균 실거래 가격을 표시한 지도가 보인다. 실거래가가 써 있는 아이콘을 클릭하면 진짜 실거래가부터 시작해 시세 추이, 최고·최저 매매가, 거래 시점을 비롯한 세부 정보를 알 수 있다. 전셋값이나 전세가율을 포함한 전세 관련 자료도 확인 가능하다. 이 밖에도 단지 내 학교 위치, 대중교통 여건, 지역별 인구 변화 등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수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여준다는 점도 특징이다. 모든 정보를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호갱노노가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하며 부동산 앱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직방·네이버 부동산 바짝 추격
상담 연결·분양광고가 주수익원
서비스가 무료라면 매출은 어떻게 만들어낼까.
호갱노노는 두 가지 수익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대출 상담. 호갱노노 앱엔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이 필요한 이용자와 은행 직원을 연결해주는 기능이 있다. 아파트를 선택하고 대출 예상 금액, 대출 예정일, 상담받을 은행을 선택한 뒤 연락처를 입력하면 은행 직원이 확인 후 이용자에게 전화하는 식이다. 이용자와 상담 직원이 연결될 때마다 호갱노노는 수수료를 받는다. 두 번째는 분양 광고. 앱 안에 분양 광고를 모아둔 코너가 있는데 이와 관련 수수료를 거둔다. 이어 현재 새 수익원을 개발 중이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말할 수 없지만 앱 이용자와 공인중개사를 연결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실 호갱노노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통계청,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이 굳이 호갱노노를 쓰는 이유는 뭘까. 심상민 대표는 편리함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여러 곳에 분산된 정보를 한곳에 모아놓은 만큼 ‘귀차니즘’을 해소해준다는 설명이다. 데이터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해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통계청 등 각 기관 웹사이트에 게시된 자료 대부분은 숫자를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친다. 시각화돼 있지 않은 만큼 수치를 해석하고 맥락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호갱노노는 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인포그래픽 형태로 보여준다.
예를 들면 특정 지역 인구 변화를 보여줄 때 단순히 증감률만 써놓지 않는다. 인구가 감소한 지역은 파란색, 늘어난 지역은 빨간색으로 나타낸다. 어느 지역으로 이동했는지도 화살표로 표시한다.
호갱노노는 지난해 3월 앱 시장에 등장했다. 직방이 2012년, 다방이 2013년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꽤 늦게 출발한 셈이다. 그러나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월이용자수(MAU)는 벌써 45만~50만명에 달한다. 부동산 앱 중에서 직방, 네이버 부동산에 이어 세 번째로 이용자가 많다. 호갱노노보다 3년가량 먼저 시장에 발을 들인 직방과는 이용자 수가 비슷하다.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직방과 네이버 부동산, 다방 MAU는 각각 100만명, 82만명, 51만명이다(9월 기준). 호갱노노가 마케팅 비용으로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입소문만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이를 인정받아 올해 9월 KT인베스트먼트, CKD창업투자, IBK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금 23억원을 받았다. 김진수 KT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은 “호갱노노는 기존 부동산 앱과 차별화된 기술과 이용자 경험을 제공해 마케팅 없이도 빠르게 성장했다”며 “향후 국내 최고 부동산 정보 플랫폼으로 도약할 거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32호 (2017.11.07~1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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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보 앱 하면 보통 직방이나 다방 등을 떠올린다. 그런데 최근 무서운 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는 앱이 있다. ‘호갱노노’가 그 주인공이다.
호갱노노는 이름 그대로 집을 구할 때 ‘호갱(어수룩해 바가지 씌우기 쉬운 손님)’이 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데이터를 제공한다. 앱을 켜면 아파트와 오피스텔 평균 실거래 가격을 표시한 지도가 보인다. 실거래가가 써 있는 아이콘을 클릭하면 진짜 실거래가부터 시작해 시세 추이, 최고·최저 매매가, 거래 시점을 비롯한 세부 정보를 알 수 있다. 전셋값이나 전세가율을 포함한 전세 관련 자료도 확인 가능하다. 이 밖에도 단지 내 학교 위치, 대중교통 여건, 지역별 인구 변화 등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다. 수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여준다는 점도 특징이다. 모든 정보를 이용자에게 무료로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호갱노노가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하며 부동산 앱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직방·네이버 부동산 바짝 추격
상담 연결·분양광고가 주수익원
서비스가 무료라면 매출은 어떻게 만들어낼까.
호갱노노는 두 가지 수익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대출 상담. 호갱노노 앱엔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이 필요한 이용자와 은행 직원을 연결해주는 기능이 있다. 아파트를 선택하고 대출 예상 금액, 대출 예정일, 상담받을 은행을 선택한 뒤 연락처를 입력하면 은행 직원이 확인 후 이용자에게 전화하는 식이다. 이용자와 상담 직원이 연결될 때마다 호갱노노는 수수료를 받는다. 두 번째는 분양 광고. 앱 안에 분양 광고를 모아둔 코너가 있는데 이와 관련 수수료를 거둔다. 이어 현재 새 수익원을 개발 중이다. 심상민 호갱노노 대표는 “아직 구체적인 사항은 말할 수 없지만 앱 이용자와 공인중개사를 연결하는 기능을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실 호갱노노에서 제공하는 정보는 통계청, 국토교통부 등 관련 기관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확인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용자들이 굳이 호갱노노를 쓰는 이유는 뭘까. 심상민 대표는 편리함을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여러 곳에 분산된 정보를 한곳에 모아놓은 만큼 ‘귀차니즘’을 해소해준다는 설명이다. 데이터가 한눈에 들어오도록 정리해준다는 것도 장점이다. 통계청 등 각 기관 웹사이트에 게시된 자료 대부분은 숫자를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친다. 시각화돼 있지 않은 만큼 수치를 해석하고 맥락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호갱노노는 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인포그래픽 형태로 보여준다.
예를 들면 특정 지역 인구 변화를 보여줄 때 단순히 증감률만 써놓지 않는다. 인구가 감소한 지역은 파란색, 늘어난 지역은 빨간색으로 나타낸다. 어느 지역으로 이동했는지도 화살표로 표시한다.
호갱노노는 지난해 3월 앱 시장에 등장했다. 직방이 2012년, 다방이 2013년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꽤 늦게 출발한 셈이다. 그러나 후발주자임에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월이용자수(MAU)는 벌써 45만~50만명에 달한다. 부동산 앱 중에서 직방, 네이버 부동산에 이어 세 번째로 이용자가 많다. 호갱노노보다 3년가량 먼저 시장에 발을 들인 직방과는 이용자 수가 비슷하다. 시장조사업체 랭키닷컴에 따르면 직방과 네이버 부동산, 다방 MAU는 각각 100만명, 82만명, 51만명이다(9월 기준). 호갱노노가 마케팅 비용으로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입소문만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랍다.
이를 인정받아 올해 9월 KT인베스트먼트, CKD창업투자, IBK캐피탈 등으로부터 투자금 23억원을 받았다. 김진수 KT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은 “호갱노노는 기존 부동산 앱과 차별화된 기술과 이용자 경험을 제공해 마케팅 없이도 빠르게 성장했다”며 “향후 국내 최고 부동산 정보 플랫폼으로 도약할 거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김기진 기자 kj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32호 (2017.11.07~11.1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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